골목콘서트 가을 시즌

3. 섭헌우도서관

진솔희|

마을이 함께 지켜내는 전통, 남 씨네 마을 콘서트


예로부터 양반 마을로 유명했던 안동은, 신분제도가 오래인 지금에도 그 문화가 이어져 오고 있다. 특히, 이 지역은 전통과 유학을 지켜나가며 가족 중심의 동네를 이루고 사는 집성촌이 많다. 이번 골목콘서트는 태풍 콩레이가 비바람을 토해내던 날, 영양 남 씨들의 집성촌인 안동 오산리 맥현마을에서 열렸다. 



맥현마을 주민들은 문화와 예술 그리고 자연과 함께 농촌의 재생을 도모하고 마을의 정체성을 다시금 확립하고자 이번 콘서트를 진행했다. 최근 농촌은 급격한 인구감소와 고령화, 공동화 및 농업소득 감소 등으로 인해 총체적 위기를 맞고 있기 때문이다



“正學奉行(바르게 배워서 올바르게 행동하라)“

맥현마을은 마을 구성원 모두가 멀어야 8촌 사이인 가족 관계이다. 제사도 한 집에서 지내고, 예의범절도 마을 어르신들에게 배운다. 골목콘서트가 열린 정학봉행연수원 또한 바르게 배워 올바르게 살라는 선조의 가르침을 후손들이 되새기고자 마련한 공간이다. 연수원은 섭헌우도서관, 인위지덕 갤러리, 남주헌 섭헌우도서관 관장 가족의 집으로 이루어져 있다. 특히, 섭헌우도서관은 안동 시골 마을의 새소리, 물소리를 들으며 활자를 읽어 내려갈 수 있는 특전을 누릴 수 있다.



골목콘서트 참여자들은 함께 이 공간들과 마을을 둘러보았다. 우선, 오래전부터 마을 주민들이 다니며 학문을 익혔던 학선서당이 눈에 띄었다. 주민들은 “우리 어릴 때는 그 서당에서 천자문 떼고, 가족 어른께 예절교육 제대로 받아서 장가들고 시집갔지요.”라며 이곳에 대해 회고했다. 지금은 보수 중이라 멈춰 있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계속해서 마을의 문화를 공고히 하며 가르침을 이어갈 것이다. 



마지막으로 인위지덕 갤러리에서 진행하는 남주헌 관장 부모님의 회고 전시를 감상한 후, 마을 주민들이 대접해주는 음식과 함께 마을 어르신의 말씀을 듣는 시간이 마련되었다. 이를 통해 안동과 이곳 맥현마을의 역사와 문화에 관해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고려 시대 때, 공민왕이 홍건적의 난을 피해서 안동으로 왔어요. 마을 사람들은 임금께 식사 대접을 해야 했는데, 마침 그 해가 흉년이라 곡식이 없어 덜 익은 보리로 음식을 만들어 드렸죠. 그러자 공민왕이 ‘이곳이야말로 바로 보릿고개구나’라고 한 데에서 ‘맥현(麥峴)’이라는 말이 생겼어요.”




최근, 바쁜 생활로 인해 가족주의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곳 마을 사람들은 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가족의 의미와 더불어 사는 마을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남씨 성을 가지지 않아도 괜찮다. 가족의 소중함을 알고자 이곳에 찾아가면 누구든지 따스하게 맞아줄 것이다. 가족이야말로 이 마을이 지키고자 하는 가장 소중한 가치이기 때문이다.






'골목콘서트 가을 시즌' 연재글 리스트

1. 싱 스트리트 인 봉리단
2. 사계시음회
3. 섭헌우도서관 (현재글)

에디터

* 편집자: 박혜주

진솔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