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Local Gathering 다시 보기 #1

부산, 로컬 인베스트먼트의 장을 열다

소보윤|

어반플레이는 로컬 크리에이터가 도시에 더 큰 임팩트를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로컬게더링 2020(Local Gathering)’ 전국 투어를 개최하고 있다. 도시의 특성에 맞게 로컬 크리에이터의 현황을 조명하고 전망을 제시한 이번 로컬게더링은 제주에 이어 부산에서 새로운 막을 열었다.



특히 부산은 지역 고유의 문화가 뚜렷해 이를 바탕으로 활동하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활발한 지역으로, 로컬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부산, 로컬 인베스트먼트의 장을 열다’라는 주제로 열린 로컬게더링은 로컬 크리에이터의 영향력이 개인을 넘어 지역과 산업에 뻗어나가고, 하나의 비즈니스로 거듭나기 위해 발돋움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서는 투자사와 로컬 크리에이터, 로컬 기업이 한 자리에 모여 지역과 기업이 상생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략적인 인사이트를 공유했다.



[Welcoming Speech] 이성학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센터장)

부산창조경제혁신센터 이성학 센터장은 부산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내며 환영사를 건넸다. 무려 300개 이상의 팀이 사전에 실시된 로컬 크리에이터 고도화 교육 프로그램에 신청한 현황에서도 알 수 있듯, 부산은 최근 그 뜨거운 열기를 입증하며 크리에이터의 성지로 각광받고 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설게만 느껴졌던 로컬 크리에이터가 공간, 콘텐츠, 상품을 통해 지역을 선도하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내뿜는 존재로 성장하고 있다고 언급한 이성학 센터장은 부산이 강원과 제주를 뛰어넘어 로컬로 주목받는 도시가 되길 기원했다.






[Keynote] 홍주석 (어반플레이 대표) 

어반플레이 홍주석 대표는 ‘로컬 크리에이터의 미래 가치’라는 주제 아래 어반플레이의 지난 행보를 소개했다. 로컬 크리에이터라는 단어를 처음 도입한 그는 오프라인의 미래는 결국 로컬에 달려있다고 방점을 찍었다. 상품 소비 중심의 하드웨어 시대에서 콘텐츠와 경험 소비 중심의 소프트웨어 시대로 이행하는 소비 트렌드가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한다. 급격한 변화에도 자본 중심의 도시에서 소프트웨어 역할을 하는 자원이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며, 더불어 로컬 콘텐츠를 발굴하고 자신만의 방식으로 활용해내는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Main Session] 재주상회 / 성심당

메인 세션에서는 ‘로컬 콘텐츠의 확장성과 시장성’이라는 주제로 재주상회 고선영 대표가 인사이트를 풀어냈다. 대표 로컬 크리에이터 기업인 재주상회는 매거진으로 시작해 커뮤니티 공간, 로컬 편집숍, 제주 음식을 연구소 등으로 사업을 확장했는데, 다방면으로 분야를 넓힐 수 있었던 가장 큰 기반은 매거진이었다. 소위 관광객에게 인기가 좋은 핫플레이스를 소개하기보다는 숨겨진 제주의 이야기를 전하겠다는 사명으로 시작했던 매거진이기에 더욱 특색있는 콘텐츠를 발굴할 수 있었고, 콘텐츠가 오프라인으로 뻗어나가면서 현재 재주상회의 시작점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고 대표는 ‘크리에이터의 취향이 공간과 제품, 서비스로 연결되고, 이는 브랜드화되어 지역을 만들고, 다시 사람을 만든다’며 지역의 특색이 사라지는 시대에 로컬 크리에이터가 발굴해내는 콘텐츠가 지역의 고유한 특색을 풍성하게 만들어 준다고 강조했다.





어반플레이 확장 로드맵



알티비피얼라이언스 확장 로드맵



고대표는 다른 로컬 스타트업의 확장 사례를 보여주며 로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매거진으로 점차 분야를 확장한 재주상회, DB를 기반으로 다분야에 걸쳐 성장하는 어반플레이, 메이커스페이스를 시작으로 네트워크 및 F&B까지 뻗어나간 알티비피의 선행 사례는 작은 아이디어로부터 점차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로컬 브랜드의 사례를 소개하는 세션에서는 성심당의 김미진 이사가 실제 성심당이 거쳐온 역사를 되짚으며 ‘로컬 크리에이터이 가져야 할 기업가정신’에 대해 공유했다. 성당 앞 작은 동네 빵집에서 대전을 대표하는 성심당이 되기까지는 많은 우여곡절이 숨어 있었다. 성심당은 1980년대에 제과업계의 핵심 상품들을 연이어 성공시키며 꾸준히 대전 시민들의 열렬한 사랑을 받았으나, 신도시 개발과 대기업 프랜차이즈로 인해 수요가 급감하고 2005년에는 공장에 화재가 나는 등 다사다난한 위기의 순간을 겪어왔다.



40년간 자리를 굳건히 지켜온 성심당의 대표 상품인 튀소 빵 

김 이사는 흔들리는 순간마다 브랜드의 주축을 견고하게 지탱했던 ‘모두를 위한 경제(EoC)‘ 경영 철학을 소개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라는 성심당의 사훈은 EoC 경영 철학의 핵심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는 고객이나 기업가, 직원만을 위한 것도 아닌, 말 그대로 모든 이들을 따뜻한 고향처럼 맞아주는 빵집이 되고자 하는 다짐이다. 이 사훈은 ‘성심당스러움’을 찾아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되었고, 전국적으로 이름을 알린 후에도 성심당은 로컬 기업으로서 사회적 역할에 충실히 하며 현재의 길을 걸을 수 있었다. 로컬 크리에이터들 역시 어떠한 책임감으로 사업에 임할 것인지 각자에게 맞는 기업가 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Talk Show]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 더웰스인베스트먼트 / 알티비피얼라이언스

로컬 크리에이터가 하나의 기업으로 성장하고 지속적으로 규모를 키워나가려면 투자 유치는 필수적인 단계다. 토크쇼에서는 실제 부산 로컬 크리에이터의 투자 사례를 통해 로컬에 대한 생태계를 실질적으로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영도에서 대안적인 라이프스타일을 만들어나가는 알티비피얼라이언스 김철우 대표와 로컬 도시재생 비즈니스를 대상으로 투자를 진행하는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 권혁태 의장, 더웰스인베스트먼트 김우겸 상무가 투자 유치 사례를 공유했다.

김 대표는 자신과 맞지 않는 속도의 삶을 사는 대신 나고 자란 곳에서 익숙한 속도에 맞게 일하자는 마음으로 서울에서 고향인 부산으로 돌아와 사업을 시작한 경험을 풀어놓았다. 알티비피얼라이언스는 수도권에 인구가 과밀화되고 도시화가 극심한 국내에서 기존의 속도와 다른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며 도시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작됐고 이러한 사업에 공감하는 투자사들의 취지와 맞아 투자를 유치할 수 있었다. 김 대표는 억지로 사업 모델을 구상하기보다는 자신이 공감하는 문제에서 사업 모델을 세워나가는 것이 투자 유치에도 긍정적이라고 조언했다. 알티비피얼라이언스에 투자했던 쿨리지코너인베스트먼트의 권 의장과 더웰스인베스트먼트의 김 상무 역시 특색 있는 가치관과 융합되는 탄탄한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2편에서 계속



에디터

소보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