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동네 아는경기> 아홉 번째 골목. 이천 도자예술마을 회랑길
모든 여행의 시작과 끝은 골목으로 통합니다. 어느 낯선 골목에서 누군가는 잠자던 호기심을 일깨우는 보석 같은 장소를 발견하고, 누군가는 소란스러운 일상에서 잠시 로그아웃한 채 한갓진 골목을 걸으며 여유를 즐기고, 또 다른 누군가는 오래된 골목에 켜켜이 쌓인 시간을 더듬어가며 흥미로운 이야기 속을 탐험합니다. 경기도는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발굴하여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골목길이 될 수 있도록 관광테마골목 육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아는동네가 소개할 경기도 골목 15곳의 이야기를 통해 지금껏 몰랐던 경기도 구석구석의 매력을 경험하는 골목 여행자가 되어보세요. <아는동네 아는경기>는 10번에 걸쳐 매주 월요일과 목요일에 여러분을 찾아옵니다.
매일 도자기를 빚는 마음 - 윤범석
매일 무언가를 우직하게 반복하는 사람을 보면 경외심이 느껴진다. 게으름 피우지 않고 요령을 부리는 일도 없이 해오던 일을 꾸준히 해나가는 것, 그 과정에서 더 나은 상태를 만들어가는 것. 묵묵히 도자기를 빚는 도예가의 모습은 바로 그러한 경외감을 불러일으킨다. 무의 상태에 가까운 흙을 매만져 모양을 잡고 가마에 구워 내 유의미한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일련의 과정은, 홀로 자신만의 수련을 쌓아가는 일과 다름없다. 이천 예스파크 내에서 도자기 브랜드 ‘구을’의 공방과 쇼룸을 운영하는 윤범석 작가는 오늘도 어김없이 작업장 한편에 앉아 물레를 돌린다. 늘 해왔던 일인 만큼 편안한 마음으로, 정확하고 간결한 움직임으로 도자기를 빚는다. 잡생각이 머릿속을 어지러이 맴도는 날에도 작업은 변함없이 계속된다. 적어도 어제보다 조금 더 완성되어 간다는 단단한 믿음으로, 오늘도 도자기 빚기를 멈추지 않는다.
ⓒ윤범석
예로부터 흙이 좋아 도자기 장인들이 모여 터를 이뤘다는 이천. 이천시 신둔면에 위치한 ‘예스파크’에는 오늘날 수많은 도예가가 한데 모여 자신의 이상(理想)에 도달하기 위한 도자기 작업에 몰두하고 있다. 회랑마을, 사부작마을, 가마마을, 별마을, 카페마을이라는 다섯 가지 테마의 마을로 이뤄진 대단지는 예술가들의 작품들로 구성된 일종의 ‘거대한 갤러리’이자, 회랑길과 사부작길을 중심으로 다양한 마켓과 행사가 꾸준히 열리는 ‘교류의 장’이다. 도예가의 작업 모습을 두 눈으로 직접 감상하는 일은 인터뷰가 아니고서야 결코 흔치 않을 기회라, 사부작길 초입에 자리한 윤범석 작가의 ‘구을공방’을 다소 들뜬 마음으로 찾았다. 도자기를 빚는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도자기를 빚는 그 마음에 대해 궁금한 것 투성이였다.
‘구을’이라는 브랜드명 아래 공방 겸 쇼룸을 운영하며 현재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계시는데요. 먼저 작가님과 브랜드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는 ‘구을’을 통해 단순히 전시만 하는 도자기가 아니라, 일상에서 계속 쓰고 싶어지는 도자기를 만들어내고자 해요. 좋은 미감을 지니고 있어 오브제처럼 이렇게 곁에 두고 보아도 좋지만, 자연스럽게 자꾸 손이 가고 평소에 쓸 때 더 좋은 그런 도자기 말이죠. 일상에서 밥그릇이나 국그릇으로 사용하며 ‘아, 얘는 이런 면이 너무 좋다’라고 느낄 수 있는 도자기를 더 추구하는 것 같아요.
브랜드 소개 페이지에서도 ‘Trendy & Comfortable’이라는 키워드가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실제로 ‘구을’의 작품을 처음 봤을 때, 젊은 층도 좋아할 법한 인스타그래머블한 외양을 가졌으면서도 실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일반적인 도자기의 형태를 새롭게 변주한 듯하면서도 고전적인 미감이 양립한다는 인상을 받기도 했고요.
대표적으로 많이들 좋아해 주시는 게 도자기로 만든 와인잔과 소주잔인데요. 제가 만드는 제품이니 우선 저의 성향이나 성격을 담고 있을 테고, 거기에 소비자분들이 좋아하는 부분을 반영해 발전시키면서 저만의 시그니처 제품을 만든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달항아리나 분청과 같은 전통적인 형태의 도자기도 좀 더 완성도 있게 만들어가고 싶다는 바람이 있고요. 짧은 시간에 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앞서 말한 시그니처 제품의 작업과 겸하면서, 이 또한 천천히 한 해 안에 조금씩 발전시켜 나가려고 하죠.
작업할 때는 주로 어떤 식으로 영감을 얻으시는지 궁금합니다.
이것저것 다양하게 만들어 보다가 어느 날, 이 정도의 디자인과 크기로 가보면 좋겠다 싶으면 그것을 점진적으로 개량해나가는 방향으로 작업을 하는데요. 갑자기 영감이 떠올라서 새로운 것을 만든다기보다는, 기존 작업물을 계속 살펴보고 매만지면서 보완하고 발전시켜 나간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아요. 컵 하나를 만들어도 직접 써보면서 손으로 잡았을 때의 느낌이나 최적의 사이즈 같은 부분을 계속 살펴보거든요. 물건을 처음 만들었을 때는 좀 투박하고 크지만, 어떤 모습이 제일 좋을까 고민하면서 점점 그 형태를 다듬어가는 거죠. 사실 식탁에 올라가는 그릇이란 결국 뻔하잖아요. 완전히 없던 것을 만들 수는 없고, 기존에 쓰던 것을 좀 더 편하게 쓸 수 있도록 변화시키고 발전시켜 나가려고 해요.
요즘에는 공장처럼 찍어내는 방식으로 도자기도 만드는 경우도 많은데요. 작가님께서는 여전히 도자기의 전 과정을 수작업으로 만드신다고 들었습니다. 작업이 훨씬 더디고 어려울 텐데도 수작업을 고집하시는 이유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저한테는 그게 더 재밌는 것 같아요. 물레를 돌려서 내 손으로 직접 만들고, 매 작업물에서 미세한 변화를 느끼는 거요. 이렇게 손으로 빚은 도자기는 살짝 울퉁불퉁한 것 같으면서도 특유의 손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와이어를 이용해 면을 깎아내는 게 제 작품의 특징 중 하나인데요. 이렇게 각진 모양을 만든다고 하면 기계로 찍어낸 건 전부 일정한 면으로만 되어 있겠지만, 저는 살짝 변형시켜서 좀 더 다양한 면이 나올 수 있도록 해요. 똑같은 형태의 컵처럼 보여도 자세히 보면 저마다 조금씩 다른 점이 수작업으로 만든 도자기만이 지닌 매력이에요. 대신 이런 작품을 만들겠다 생각하고 보완을 거듭해서 결과물을 낼 때까지 보통 한 달 정도 걸리니까 시간이 많이 들죠.
도예 작업을 해오면서 ‘나는 이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겠다’고 확신하게 된 계기가 혹시 있으셨나요?
대학에서 도자기를 배우는 과정은 너무 재미있었지만, 이걸 직업으로 삼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 처음에는 막막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쉽게 판단할 수는 없으니 일단 학교에서 열심히 준비하고, 사회에 나와서도 시행착오를 많이 거쳤죠. 아무튼 결국 꾸준히 한 게 가장 큰 힘이 된 것 같아요. 잘 되든 안 되든 꾸준히, 지금까지 계속했으니까요. 도자기를 배운 동기들 사이에서 대학 졸업하고 이렇게 자신만의 브랜드를 만들어 운영하는 사람은 유일해요. 경제적인 문제도 있기 때문에 지속한다는 게 쉽지 않거든요.
작가님이 보내시는 하루의 루틴은 어떻게 이뤄져 있을지 궁금한데요. 간단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아내는 병원으로 출퇴근하기 때문에, 결혼한 이후로는 아내의 스케줄에 맞춰서 보통 아내가 8시에 출근하면 저도 그때부터 같이 일을 시작했어요. 아내는 직장으로, 저는 당시 정릉에 있던 작업장으로 출근했다가 항상 시간을 맞춰 같이 퇴근했죠. 보통 도자기 작업하시는 분들 중에 이렇게 규칙적으로 출퇴근하는 사람이 많지는 않을 거예요. 서울에서 이천으로 이사 와서도 생활은 거의 비슷해요. 아내는 출근하고, 저는 아침에 일어나서 운동하고 8시쯤 밥 먹고 9시쯤 내려와서 차 한 잔 마신 뒤에 작업을 시작하죠. 저녁 6시에서 7시까지 작업하는 편이고요.
이렇게 도자기를 빚고 나면 가마를 직접 때서 작업물을 굽는 과정을 거치잖아요. 가마는 얼마나 자주 때는 건가요? 그리고 종류가 다른 가마가 있던데, 서로 차이가 있는지도 궁금합니다.
보통 이 동네 분들은 가마를 두세 개씩 갖고 있어요. 저희 공방에도 가스 가마랑 전기 가마가 총 세 개 있고요. 급할 때는 작은 가마를 때고, 접시라든지 좀 큰 제품을 만들 때는 큰 가마를 때고 그래요. 일주일에 한두 번씩은 땐다고 보면 돼요. 저 같은 경우는 느낌을 조금 새롭게 내보고 싶을 때 전통 가마를 사용할 때도 있는데요. 같은 방식으로 작업한 도자기도 전통 가마를 사용하면 또 다른 느낌을 낼 수 있거든요. 전기 가마로 만든 제품이 좀 더 깔끔한 느낌을 준다면, 장작 가마를 사용한 제품은 가마 안에서 재나 연기를 먹으면서 색감이나 질감 면에서 미세한 느낌의 차이를 살릴 수 있어요. 같은 색이라도 무척 미묘한 색깔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참 매력적이죠. 여기서 한두 블록 지나면 장작 가마를 개인들이 소유한 ‘가마 마을’이라는 곳도 있는데, 저 같은 경우에는 장작 가마를 써야 할 때 인근 설봉공원 내에 있는 한국도자기재단의 장작 가마를 예약해서 써요. 비용을 지원해주거든요.
공방의 마스코트 ‘정구’와 함께하는 작업실의 일상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은데요. 온몸에 검댕을 묻히고 오거나, 도자기 사이를 요리조리 오가고, 작업할 때 옆에 앉아 꾸벅꾸벅 조는 모습 등 인스타에 꾸준히 올라오는 정구의 모습이 너무 귀엽더라고요. 작업 중 예상치 못한 웃음을 주는 사랑스러운 존재이면서도 고양이라는 특성상 작업에 위협(?)이 될 때도 있을 것 같은데, 실제로는 어떤가요?
맞아요. 고양이가 아무리 물건을 잘 피해 다닌다고 해도 가끔은 사고가 나요. 정구가 그냥 깨는 건 아니고, 다른 고양이나 개가 공방 근처에 나타나면 흥분해서 쫓아갈 때가 있거든요. 앞뒤 안 보고 갑자기 뛰쳐나가면서 실수로 깨는 경우가 있죠. 꼬리로 치기도 하고요. 초창기 때는 작업을 가득 해놓은 곳을 정구가 밟고 지나갈 때도 있었는데, 그래도 지금은 안 그래요. 정릉 작업실 시절, 아기 때 아팠던 정구를 저희가 구조해서 같이 산 지 이제 4년 정도 됐는데요. 얘가 낯선 사람한테 먼저 들이대는 편은 아닌데, 요즘에는 오시는 분들한테 애교도 부리고 그러네요.
작업하다 잠시 머리를 식히거나 휴식이 필요하다 싶을 때는 어떻게 하시는지 궁금합니다. 그럴 때 작가님이 찾는 장소가 있다면 말씀해주실 수 있으신가요?
여기는 동네가 공원 같은 느낌이에요. 여기서 조금만 걸으면 수변이 나와요. 개울 따라 산책길도 잘 되어 있어서 낮에 햇빛 한 번 쐬러 나가는 사람도 있고, 저녁에 동네를 한 바퀴 돌면서 운동하는 사람도 있고요. 저녁 되면 차도 거의 안 다니고 하니까 한적해지거든요. 여기 예스파크 한 바퀴를 돌면 한 3km 정도 돼서 운동하기에도 좋아요.
작가님께서는 예스파크에 2018년 입주해 독립 공방을 처음 차리셨다고 들었는데요. 이곳에 입주하시게 된 계기가 특별히 있으신가요?
서울에서는 작업 때문에 불을 때면 주변에서 민원이 들어올 수 있거든요. 전기 가마의 경우에는 상관없는데, 가스 가마는 작업할 때 굴뚝에서 연기가 나니까요. 작업 공간도 도심의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좀 작다 보니 넓은 공간에서 다양하게 작업하려고 많이들 경기 쪽으로 나오는 편이에요. 마침 저희는 10여 년쯤 이 동네를 분양할 때 미리 땅을 받아놓았다가, 2017년에 본격적으로 단지가 만들어지기 시작할 때 이 건물을 지었어요. 2층에는 살림집을 두고, 1층에는 공방 겸 쇼룸을 둔 거죠.
이천은 예로부터 도자기로 유명하고, 오늘날에도 이를 특화 사업 중 하나로 삼고 있는데요. 실제로 이 지역에서 작업하며 느끼는 지역적인 장점에는 무엇이 있나요?
‘메종 오브제(Maison&Objet: 세계 최대 생활소비재 및 인테리어 박람회로 매년 2회 개최된다)’라고 파리에서 하는 박람회가 있는데, 그때 이천시에서 작가 15명 정도의 작품을 모아서 출품을 해요. 저도 3~4년째 참여하고 있고요. 이처럼 해외 행사에 참여할 기회도 많고, 국내에서 열리는 코엑스 페어 등의 지원도 해줘요. 이천시의 문화관광팀이 규모도 크고 도자기 분야를 전담하는 직원들도 있다 보니 관련 지원 사업도 잘 마련되어 있고, 해당 분야에 대한 이해도도 높은 편이죠. 아무래도 서울권에서 혼자 활동했을 때보다 좀 더 전폭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또, 이 동네에 재료상이 두 군데나 있거든요. 흙도 팔고 유약이나 여러 가지 물품을 팔아서 동네 한 바퀴 돌면서 필요한 재료를 구하기 편해요. 만약 서울에서 흙 1톤을 시키면 용달비를 따로 내야 되는데, 여기는 구입한 흙을 재료상에서 직접 내려주고 가요. 정 급하면 재료상에 직접 가서 몇 개 사 올 수도 있고요. 확실히 도예가들이 편하게 작업할 수 있도록 여러 가지가 잘 조성돼 있어요. 같은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으니까 여러 가지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죠.
말씀하셨듯이 예스파크 내에는 다양한 작가들이 입주해 활동 중인데, 주변 작가들 사이에 교류 활동도 잘 이뤄지는 편인지도 궁금합니다.
운동팀, 댄스팀처럼 여기 단지 내에서 활발하게 운영되는 동아리도 무척 다양해요. 물론 도자기 작업 얘기를 하려고 모이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혹시나 내가 작업하다 막히는 문제가 있다면 누구한테 물어봐도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죠. 그리고 젊은 분들 중에 대학이나 대학원을 갓 졸업했거나 창업을 하고 싶은데, 작업 공간이 마땅치 않은 경우가 있잖아요. 작업에 필요한 기자재 같은 것을 만들려면 몇천은 들기도 하고요. 그럴 때 여기 단지 내 공동으로 쓰는 공간에 일부분을 임대해서 자기 작업을 할 수도 있어요. 도자기 재단에서도 창업을 지원해주기도 하고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이 와서 시작하기에 좋은 환경인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목표는 무엇인가요?
우선 지금 작업 중인 도자기를 더욱 완성도 있게 만들어 나가는 게 앞으로의 목표인데요. 궁극적으로는 특히 전통 도자기 중에 달항아리를 계속 작업해나가면서 가장 이상적인 크기와 형태를 찾아가고 싶어요. 내가 원하는 색깔을 찾을 수 있을 때, 그때가 어떻게 보면 작업의 종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요즘에는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외국에도 작품을 쉽게 보일 수 있으니 ‘구을’이라는 브랜드를 더욱 국내외로 널리 알려보고 싶고요. 보통 제 나이 때쯤 되면 감각도 떨어지고, 힘도 떨어지면서 작업이 정체되는 경우가 많아요. 기존에 하던 작업만 계속하면서 새로운 것을 잘 시도하지 않게 되고요. 그런 부분을 어떻게 하면 탈피할 수 있을지 늘 고민하는데, 다른 사람과 계속 접촉하는 게 가장 좋은 방법 같아요. 가끔 공방에 도자기 작업을 체험하러 오시는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그분들로부터 영감도 받고, 수업 시간 동안 저도 긴장하면서 사람에 대해 좀 더 배워나가는 과정이, 저한테는 정체되지 않고 꾸준히 발전해나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인 셈이죠.
#Editor’s Tip
도자예술마을 ‘예스파크(도자예술촌)’는 이천의 특산물인 도자기를 테마로 12만 평의 드넓은 부지에 2018년 조성된 공예예술마을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도자기 상점가 및 도자기 장인의 마을이라고도 불리는데, 영어와 한자의 조합인 ‘예(藝)'s Park’라는 이름에는 ‘다양한 예술과 기술이 모여 만든 마을’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200여 곳의 도자기와 공예 공방이 입주해 있으며 작가들의 개성에 따라 각양각색의 매력을 지닌 도자기와 목공예품, 가구 등을 만나볼 수 있다. 이곳에서는 도자기를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도자기 체험 프로그램도 공방별로 다양하게 운영되고 있어 누구나 도자기를 손쉽게 접하고 즐길 수 있다. 또한 매년 이천도자기축제와 경기세계도자비엔날레가 열리는 것은 물론이고, 각종 마을 행사와 플리마켓, 버스킹 공연, 예술인 기획 전시가 연중 수시로 열린다. 올해는 봄부터 가을까지 상점가와 지역 셀러 그리고 지역 주민 사이의 커뮤니티 형성과 상생을 독려하기 위한 ‘2022 예스파크공유마켓’이 매주 주말 운영되어 눈길을 끌었다. 사부작길에서 회랑길을 따라 참여 마켓이 나란히 운영되는 만큼 여유롭게 걸으며 플리마켓의 볼거리부터 다양한 체험거리, 맛있는 먹거리까지 두루 즐길 수 있다는 게 해당 마켓의 특징. 또한 오는 늦가을에는 도자기와 핸드메이드 작품들이 어우러진 ‘리버마켓’ 또한 사부작길과 회랑길 일대에서 열릴 예정이라고 하니 날짜에 맞춰 이천에 방문해보면 좋을 듯싶다.
사진. 황지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