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동네 일상여행≫ 전라 #2

지리산 청정 자연이 담긴 한 방울의 행복

서울 사람 K|

지리산 청정 자연이 담긴 한 방울의 행복, 지리산처럼



전라북도 남원의 ‘동편제 마을’에서 깨끗한 기름을 만드는 ‘지리산처럼’을 만나기 위해 서울 사람 K가 한 걸음 먼저 떠났습니다.

‘지리산처럼’은 국내산 햇깨로 깨끗하고 신선한 기름을 만드는 먹거리 브랜드입니다. 건강한 원물로 정직한 제품을 만드는 것으로, 이미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입소문이 자자한데요. 지리산처럼의 신선한 기름을 테이스팅하고 들기름 막국수를 맛보며 건강과 신뢰를 경험했습니다.



전라도 남원 속 숨겨진 작은 동네, 동편제 마을

남원 시내로부터 30여 분을 더 들어와야 닿을 수 있는 동편제 마을은 지리산 둘레길 2코스가 지나는 길목에 있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피고 여름이면 녹음이 우거지는 이 마을에는 그 흔한 편의점 하나 없습니다. 낮에는 산책하고 저녁에는 풀벌레 소리를 들으며 잠자리에 드는, 자연과 가장 가까운 어떤 그리운 풍경이 있을 뿐입니다. 도시에서 누렸던 편리함을 잠시 접어둔 채 고즈넉한 하루를 머물기에 알맞은 곳입니다.


세계인의 식탁 위에 올리브유 대신 들기름이 있을 수 있다면



오일의 여왕 정은 씨 

11년 전, 처음 지리산에 자리 잡았을 때 정은 씨는 이곳 지리산 건강한 깨의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고랭지의 특성상 기온과 바람이 좋아 원물이 신선하고 깊은 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어릴 적 어머니가 직접 짜주었던 바로 그 맛을 전 세계에 알리고 싶었습니다. 세계인의 식탁 위에 올리브유 대신 들기름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했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의 ‘행복한 정은 씨’의 꿈은 세계에서 인정하는 ‘오일의 여왕’이 되는 것입니다.




씨앗에 대한 모든 것

오일의 여왕과 함께 씨앗을 심는 과정을 살펴봅니다. 작은 모판에 양질의 흙을 채우고 종자를 심습니다. 씨앗 파종 후 빠르면 1~2주 안에 발아합니다. 그 후 섬세한 관리를 통해 건강한 깨를 수확합니다. 보통 11월에 수확해 1년 안에 사용하는 깨를 ‘햇깨’라고 부릅니다. 지리산처럼의 모든 제품에 ‘햇’이 붙는 건 그만큼 신선한 깨를 사용한다는 의미입니다.




기름 테이스팅 체험

깨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듣고 난 후 생들기름, 들기름, 참기름을 각각 맛 봅니다. 예상보다 깔끔하고 미세하게는 풀 향, 그러니까 자연의 향이 돕니다. 끈적하고 진한 기름과는 전혀 다른 신선함이 느껴집니다. 저온에서 한 번만 압착했기 때문에 느껴지는 향이라고 합니다. 


체험을 위해 식빵을 기름에 찍어 먹은 아이들의 맛 표현이 남다릅니다. 미리 준비된 테이스팅 노트에 각자의 감상을 적어봅니다.





막국수 맛보기

사실 모든 체험은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달려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소화가 쉬운 메밀 막국수에 쯔유로 간을 하고 들기름을 두릅니다. 담백하고 깊은 맛의 들기름은 듬뿍 넣어도 느끼함이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핵심인 들깨가루를 올립니다. 지리산처럼의 대표작인 들깨가루는 입자가 곱고 부드러워 입안에 남는 텁텁함이 없습니다. 주문과 함께 당일 생산을 한다고 하니 더욱 신뢰가 갑니다.




“이 세상에 제일 맛있는 건 엄마가 직접 짜주신 기름이고, 저희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기름이에요.”

지리산처럼 대표 정정은


지리산처럼은 어떤 브랜드인가요?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2012년부터 11년째 지리산에서 깨 농사를 짓는 ‘행복한 정은 씨’라고 합니다. 지리산처럼은 “지리산 언니한테 기름을 맡겨 봐!” 한마디로 정성껏 만든 국산 깨를 사용한 안전하고 믿음직한 기름 브랜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지리산처럼이라는 이름이 인상적입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저희 어렸을 적에는 엄마가 직접 짠 기름을 먹곤 했어요. 다 큰 성인이 되어서도 그 맛은 잊을 수가 없죠. 그때 그 처음과 같은 마음을 가지고 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싶었습니다. 더불어 이곳 지리산 자연의 맛을 안겨드리고 싶은 마음에 ‘지리산처럼’이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랬더니 몇몇 분이 소주 이야기를 하시더라고요(웃음).



지리산처럼에서 취급하는 제품은 무엇이 있나요?

처음에는 참깨와 들깨로 시작했다가 지금은 참기름과 들기름을 주력으로 다루고 있어요. 또 참깨와 들깨의 좋은 성분을 보다 효과적으로 전하기 위해 밀키트와 빵, 화장품까지 영역을 넓혔습니다. 밀가루 없이 고소한 빵, ‘깨스테라’. 이름이 너무 재미있지 않나요?


제품 중에 생들기름과 들기름이 있는데, 어떤 차이인가요?

커피도 로스팅 단계에 따라 맛이 다르잖아요. 그걸 생각하면 될 것 같아요. 먼저 원물인 깨를 씻어서 건조하면 가장 기본적인 맛이 납니다. 그것을 살짝 볶으면 맛이 조금 더 진해지고, 거기서 조금 더 볶으면 또 다른 맛이 납니다. 계단식으로 맛과 향이 달라지는 거죠. 생들기름은 원물의 다음 단계, 들기름은 그다음 단계 정도로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각각 먹는 방법이 다른가요?

생들기름은 오메가3 함유량이 고등어의 10배가 넘을 정도예요. 그래서 건강을 위해 공복에 드시는 분이 많습니다. 맛이 산뜻하고 가벼워서 발사믹 식초와 섞어 샐러드드레싱으로 먹기에도 좋습니다. 의외로 요거트에 섞어서 먹으면 아몬드 향이 나면서 담백한 맛을 더해주기도 하고요. 들기름의 경우는 나물 무침이나 아기 이유식처럼 한식 요리에 잘 어울리는 특징이 있습니다.



시중의 제품보다 색이 투명합니다. 진한 것이 좋은 게 아닌가요?

깨를 강하게 볶아서 여러 번 짜면 그 색이 진하고 양이 늘어나게 됩니다. 향도 강해지고요. 하지만 직접 맛을 보면 고소함은 쉽게 휘발되고 아무 맛도 느낄 수 없게 되죠. 저는 은은한 고소함을 가지면서도 그 원물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기름이 좋은 기름이라고 생각해요.


좋은 기름을 만드는 노하우가 있나요?

무엇보다 원물이 가장 중요합니다. 저희는 지리산에서 직접 농사를 짓고, 부족한 물량은 계약 농가를 일일이 확인하며 직접 수매합니다. 믿을 수 있는 국산 깨를 모아 바로 밑 작업을 하는데요. 이 밑 작업에만 세 달이 걸릴 만큼 오랜 시간 공을 들입니다. 불순물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으면 미세하게 맛이 달라지기 때문에 고집스럽게 하나하나 손 세척을 하죠. 밑 작업을 마친 깨는 앞서 말한 대로 각 단계에 따라 로스팅을 하게 됩니다.



저온 압착을 고집한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저온 압착은 기계의 누르는 힘으로만 기름을 짜는 건데요. 이때 기계의 온도가 중요합니다. 기름을 높은 온도에서 태우면 벤조피렌이라는 발암물질이 발생하는데, 그것을 막기 위해 저온에서 착유하는 거예요. 그리고 반드시 한 번 짠 기름만 사용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거죠.


실제로 맛을 본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저는 늘 재구매율로 보여드립니다. 박람회에서 소비자를 만나면 늘 “기름이 이런 맛이 날 줄 몰랐다”라고 말씀해 주십니다. 신선하고, 맛있고, 어릴 적 맛봤던 깨 본연의 맛이 난다면서 좋아하시죠.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저는 말해요. “이 세상에 제일 맛있는 건 엄마가 직접 짜주신 기름이고, 저희는 세상에서 두 번째로 맛있는 기름이에요”라고요(웃음).



‘행복한 정은 씨’라는 문구처럼 인터뷰 내내 웃고 계시네요.

제 스스로 행복하게 살고 싶은 마음에 ‘행복한 정은 씨’라고 이름을 붙여봤어요. 사실 그렇잖아요. ‘까칠한 정은 씨’였으면 정말 까칠하게 살았을 거예요. 말하는 대로 되는 법이니까요. 좋은 생각이 좋은 말을 낳고, 좋은 영향력을 갖게 된다고 생각해요. 마찬가지로 좋은 음식이 좋은 인생을 만들어주는 거겠죠. 저는 사람들이 자연이 준 선물을 온전히 받아 갔으면 좋겠어요.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일상의 작은 행복을 느꼈으면 하고요. 그게 저희 기름을 통해서라면 어떨까 하는 마음입니다.


말 그대로 한 방울의 행복이네요.

한 방울의 행복이죠.


에디터

서울 사람 K

전국에 있는 멋진 크리에이터를 만나 그들만의 고유한 이야기를 듣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여행법을 소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