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모 기르는 사람들>>#7

독립적이고 대안적인 우리술: 제3양조

아는동네|



연남방앗간 기획전 : 효모 기르는 사람들

우리 술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친구가 된 양조사들. 이름도, 가치관도, 사용하는 재료도 모두 다른 이들의 공통점은 술을 빚는 과정을 ‘효모를 기른다’는 이야기로 대신한다는 것.


만드는 것에 그치지 않고 함께 살면서 생각하고 바꿔나가는 술.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겨나는 자연스러운 변화를 반복하는 과정. 때에 맞게 효모가 건네주는 맛을 즐기고 사랑하는 것이 전부인 사람들. 오로지 효모와 함께 살아가는 과정을 즐기고 있을 뿐, 어쩌면 그들에게 술을 완성 시킨다는 건 낯선 개념일지도 모릅니다.


이번 ‘효모 기르는 사람들’ 기획전에서는 신생 로컬 양조 크루에 속한 양조장 8곳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술이 아닌 것을 술로 만들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과정 속에서 비로소 완성된 그들의 개성을 만끽하는 시간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연남방앗간 기획전 <효모 기르는 사람들>

- 2023.07.01 - 08.31

- 연남방앗간 서울역점, DDP점




성수에 위치한 작은 양조장 '제3양조'. 그가 도심에 양조장을 차리게 된 데에는 소비자와 생산자가 자연스럽게 어울리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되었다. 완벽하게 전통주라고 그렇다고 전통주가 아니라 말할 수 없는 그의 술은 양조장 이름처럼 제3의 새로운 우리술을 만들어 가고 있다. 독립적인 사람들이 모여 함께 어우러지는 술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는 그의 술은 정신없이 각자의 일상을 살아가면서도 계속해서 새롭게 연결되는 현대인들과 닮아있는 21세기 전통주가 아닐까?




제 3양조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부탁한다.

3은 최초의 다자(多者)이다. 우리가 만드는 술을 통해 나와 너를 넘어 우리라는 다차원적이고 복합적인 관계를 맺어나가고 싶다.

이번 <효모 기르는 사람들>에는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는지.

양조장마다 만드는 술의 스타일이 다르지만, 저마다 각자의 지역과 연계해서 활동하는 방식이 비슷해 공감대를 느끼고 있었다. 함께 하는 양조장들이 비슷한 시기에 창업하여 같이 성장하고 있어 마치 대학 동기 혹은 직장 동기 같다.



제 3양조와 함께 하는 효모를 소개 혹은 자랑한다면.

밀로 만든 재래방식의 누룩을 사용한다. 아무래도 정제되지 않고, 누룩의 품질 역시 계절 및 환경에 따라 조금씩 차이가 있다. 이런 점들은 최종적으로 술의 균일성에 영향을 끼치기는 하지만 다양한 효모와 미생물을 가지고 있는 누룩의 복합적인 맛 만큼은 어떠한 정제된 효모도 따라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런 관점에서 제3양조의 맛은 조금 복합적이며 풍부한 맛을 추구한다.

성수에 양조장이 있는데 도심 속에 있어서 좋은 점은 무엇인가.

도심에 양조장을 만든 이유는 고객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위해서다. 앞서 말했듯, 제3양조는 다차원적인 관계를 추구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양조장이 도심 속에 위치해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고, 다양한 행사를 운영할 수 있는 점이 좋다.




제3탁주, 소주라고 이름을 붙인 이유가 따로 있는가?

맛에서는 복합적이고 풍부한 맛을 추구하지만, 그 외적인 부분에서는 최대한 심플하고 단순하고자 한다. 과장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다. 제3탁주, 소주라는 이름은 그런 이유에서 명명하게 되었다.

제3소주에 대해 소개해달라.

제3소주는 오랫동안 숙성한 제3탁주를 증류해서 제조한다. 아직은 시제품 단계이며, 현재 제품 출시를 위해 꾸준히 상품을 개발 중이다. 향미가 풍부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제품을 목표로 개발 중이며, 현재 쌀을 기본으로, 보리, 쑥, 고구마 등 다양한 제품군을 준비 중이다.

고성 유기농 찹쌀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고성 유기농 찹쌀 만의 매력은 무엇인가?

고성 유기농 찹쌀을 사용하는 이유는 쌀이 가지는 특별한 매력 때문이 아니다. 또한 유기농 농산물이 더 좋은 재료인가에 대해서도 개인적으로는 확실히 말하지 못할 것 같다. 다만 우리가 고성군의 쌀을 쓰는 이유는 지역과 오랫동안 밀접하게 연계하여 지속적으로 제품을 생산하기 위함이며, 유기농 쌀을 쓰는 이유 역시 지역 농가의 소득에 보탬이 되어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이러한 지속적인 연계를 통해 궁극적으로 농산물의 근안이 되는 지역의 땅과 기후를 좀 더 이해하고 싶다. 아마 10년 정도 고성군의 쌀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든다면, 그때는 좀 더 확실히 이 쌀만의 매력을 이야기 할 수 있지 않을까?




재료에 대한 철학이 대단하신 것 같다. 재료를 선정할 때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는가?

재료와 연결되어 있는 지속가능성을 많이 고려한다. 쌀을 생산하는 농가, 술을 생산하는 양조장, 이 술을 판매하는 소매점,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비자까지 재료 하나로 연결되는 모든 과정의 사람들이 만족할 수 있고 이 과정에서 충분한 수익을 발생시켜 지속가능한 순환을 발생시키는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인터넷에서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재료가 아닌 고성군의 유기농 찹쌀을 고정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을 방문하시는 분들이 어떤 경험을 하고 돌아가길 바라나.

막걸리 혹은 전통주의 맛은 다 똑같다는 인식을 바꾸고 싶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을 체험해 보고, 전통주도 맥주, 소주, 위스키와 같은 다양한 스타일의 제품들이 있구나 하고 느낄 수 있으면 좋겠다.


에디터

* 편집자: 황인경, 황혜진

아는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