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최초 근대식 종합병원인 '백제병원'의 옛 건물로, 이후 중국집, 일본군 장교 숙소, 예식장, 탁구장을 거쳐 부산시 근대건조물로 지정되었다. 현재 디자인그룹 '브라운핸즈'의 쇼룸 겸 문화공간으로 사용되는 이곳은 1920년대 건물 구조를 최대한 살려두어 구석구석 눈길이 오래 머문다. 목재 프레임과 콘크리트, 타일과 벽돌 등에서 세월의 무게감을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다.

Curator's Tip 

커피를 구매하고 받는 쿠폰에 담긴 아이디어가 독특하다. 번호가 쓰인 12개의 스탬프를 순서대로 찍으면 스토리가 담긴 그림 한 점이 완성된다고.

* 운영시간 : 매일 10:00~23:00

* 상세주소 : 부산시 동구 중앙대로209번길 16

이바구길 한편,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당산'은 마을의 수호신 '할매신'과 '할배신'을 모시는 곳이다. 옛날이야기에나 나올 법한 이야기지만, 초량 사람들은 힘들고 지칠 때 왕왕 당산을 찾는다. 이들에게 있어 당산이란 단지 물리적 장소가 아니라 힘든 시절을 버틸 수 있는 의지를 되새기던 곳이자 마음의 안식처이기 때문. 1993년 한 차례 개축된 이래, 현재 두 채의 신령각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아름드리나무 아래 자리하고 있다.

Curator's Tip 

매년 음력 3월 16일, 9월 16일에는 마을의 안녕과 번영을 기원하는 당산제가 열린다. 백 년 가까이 이어져 온 지역공동제(第)를 볼 기회이니 그즈음 부산을 방문한다면 참고해 두자.

*상세주소 : 부산시 동구 망양로478번길 13

이바구길 끝자락에 자리한 '이바구공작소'는 초량의 어제와 내일을 갈무리하는 지역 아카이브 센터이다. 1층 '기억의 공간'에서는 광복 이후 초량의 역사를 사진과 영상으로 곰곰이 반추할 수 있고, 2층 '창조의 공간'에서는 이바구길에 정착해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양한 모습의 전시로 만날 수 있다. 두 달마다 열리는 기획 전시에서는 초량에 터를 잡고 작업에 전념하는 예술인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Curator's Tip 

잊지 말고 꼭 옥상에 오르자. 부산항과 부산항대교, 산복도로의 호탕한 풍광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운영시간 : 화-토 09:00~18:00 

*상세주소 : 부산시 동구 망양로486번길 14-13

계단이 168개라 '168계단'이란 이름이 붙은 이곳은 맨몸으로 올라도 금세 숨이 가빠질 정도로 경사를 가파르다. 물이 부족하던 시절 양철통을 지고 계단 아래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오르내린 길이며, 부산항에 도착한 물자를 받기 위해 뛰어 내려가는 지름길이었던 이 계단은 과거 초량 사람들에게 없어서 안 될 삶의 큰 요소였다. 한 걸음씩 내디디며 느릿느릿 오르면, 층층이 스며든 초량 사람들의 삶과 이야기가 모습을 드러낸다.

Curator's Tip 

계단 초입 왼편에서 지난날 주민들이 사용하던 우물을 볼 수 있고, 오른편에는 계단을 쉬이 오를 수 있는 모노레일 승강장이 있다. 모노레일 운영시간은 아침 7시부터 밤 8시까지.

* 상세주소 : 부산시 동구 영초길 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