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공부하는 좋은 방법 중 하나는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탄탄한 스토리와 영상미, 출중한 연기력을 자랑하는 배우들로 구성된 영화와 드라마는 단편적인 배움을 넘어 궁금증을 자아내고, 나아가 그 시대의 자취를 쫓게 한다.
백제 시대 유물과 근대문화유산으로 가득한 충청남도는 특정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의 촬영지로 사랑을 받아왔다. 걸음 하는 곳마다 늘어선 당대의 유산이 여행자를 즐겁게 하는 곳. 곳곳에 녹아 있는 오랜 세월을 통해, 영화 및 드라마를 빛낸 충청남도와 대전의 공간을 소개한다.
01
대전 근현대사전시관
대전의 가장 대표적인 근현대문화유산인 ‘옛 충남도청사’. 현재는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으로 쓰임을 달리해 새 삶을 살고 있다. 대전 근현대사전시관은 20세기 초부터 최근까지, 한 세기에 달하는 대전의 역사를 기록하고 보여주는 전시관이자 각종 전시회와 투어 프로그램이 열리는 예술공간이다. 고풍스러운 나무 샹들리에와 긴 세월을 지내고도 단단함을 자랑하는 석조 계단 등 1930년대 유행하던 건축 기법이 고스란히 남아있어, 영화 및 드라마 촬영지로 사랑받는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영화 ‘변호인’, 드라마 ‘미스티’가 있다.
* 주소 : 대전광역시 중구 중앙로 101
02
강경 근대역사문화거리
눈길이 닿는 곳마다 근대문화유산으로 가득한 강경 근대문화거리. 구 강경노동조합(등록문화재 323호), 구 한일은행 강경지점(등록문화재 324호), 강경 구 연수당 건재 약방(등록문화재 10호)을 비롯해 거리 안에 위치한 문화재만 10곳이 넘는다. 거리 구석구석 오래된 건물들이 즐비한 모습은 흡사 드라마 세트장에 들어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 최근 많은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의 촬영지이기도 하다.
* 주소 : 충남 논산시 강경읍 중앙리 일대
03
백제문화단지
3백만 평의 규모를 자랑하는 부여 백제문화단지는 국내 최초로 삼국시대 백제 왕궁을 재현한 곳이자 전국 유일의 백제역사박물관을 보유한 곳이다. 화려한 궁궐 옆으로는 평민들이 살았던 곳을 재현한 생활문화마을이 조성되어 있기 때문에 백제 시대의 도시 모습을 짐작해볼 수 있다. 궁 내부의 바닥을 장식한 문양과 토출된 백제 시대 불상을 모티브로 삼아 조각한 목조 불상, 거대한 5층 목탑 등 백제 유물을 정교하게 복원해, 개장 이후 10편 이상의 영화 및 드라마가 촬영되었다. 대표적인 작품으로 드라마 ‘구르미그린달빛’과 ‘보보경심:려’, ‘서동요’ 등이 있다.
* 주소 : 충청남도 부여군 규암면 백제문로 455
04
구드래 나루터
백제를 지켜주는 용이 살았다는 백마강. 이곳에는 왕이 강을 건널 때 이용한 나루터가 있다. 당시 국제 무역항으로 번성했다는 구드래 나루터는 금강을 왕래하며 수많은 물자를 수송하던 배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고 한다. 선착장에서는 백제 시대 통용되던 강배를 재현해 놓은 황포돛배가 정박해 있다. 구드래 나루터와 백마강을 감상하는 최고의 방법은 황포돛배를 타고 강 위를 유람하며 넓은 백마강과 거대한 낙화암을 감상하는 것. 더불어 드라마 ‘구르미그린달빛’을 촬영한 코스모스 꽃밭 역시 놓치지 말아야 할 스팟 중 하나다.
* 주소 : 충청남도 부여군 부여읍 나루터로 72
05
청소역
2006년 등록문화재 305호로 지정된 ‘보령 청소역’은 장항선 내 유일하게 남아 있는 간이역이자 가장 오래된 역사다. 간이역이 갖는 수수한 분위기와 아날로그 감성은 많은 이의 향수를 자극한다. 기와를 얹은 지붕과 푸른 벽돌이 자아내는 외벽의 옛 느낌은, 영화 촬영지 및 출사지로 이름을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 70~80년대의 분위기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역사 주변의 마을은 이른바 ‘청소역 마을’로 불리며 간이역에서의 추억을 쫓는 사람들에게 훌륭한 볼거리다. 청소역 마을에서는 가장 최근, 영화 ‘택시운전사’의 촬영이 진행되었다.
* 주소 : 충청남도 보령시 청소면 청소큰길 176
06
신성리 갈대밭
풍성한 갈대 덕분에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드라마 ‘추노’ 등 다양한 영화 및 드라마의 배경으로 활용된 충청남도 서천의 신성리 갈대밭. 6만여 평에 달하는 면적을 빼곡히 채운 갈대로 우리나라 4대 갈대밭으로 꼽힌다. 사람의 키를 훌쩍 넘기는 갈대 군락 사이사이에는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산책로 곳곳에는 시가 새겨진 나무 현판이 세워져 있어, 낭만적인 분위기를 더한다. 계절을 불문하고 사랑받는 이곳은, 겨울철이면 고니, 청둥오리 등 철새들이 머무는 군락지로 변모해, 전국 사진작가들의 출사지로 각광 받는다.
* 주소 : 충청남도 서천군 한산면 신성리 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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