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동네 큐레이션

낡은 것이 죽고 새로 태어나

성수동 연무장길

무예연습장이 공장 지대로, 공장 지대가 수제화 거리로, 그리고 변화의 중심으로. 성수동 이야기는 '연무장길'로 통한다. 넓고 비옥한 평야 지대라 조선의 병력이 모여 무예를 연습하던 곳, 그래서 연무장(演武場)이라 이름 붙여진 이 일대는 산업화 시대를 거치며 공장과 주택이 혼재하는 준공업 지역의 모습을 갖췄다. 특히 국내 제화업계의 양대산맥 '금강제화'와 '에스콰이어' 생산 공장이 인근으로 이전한 1960년대 후반부터는 부자재와 가죽, 봉제 등 하위 공장들이 함께 밀집한 이곳을 두고 '수제화 거리' 혹은 '공장 동네'라 불렀다. 그러나 전성기도 가고, 예전만 못한 위세를 체감한 업체들이 다수 떠나버린 이곳이 어쩐 일로 주목받고 있다. 바로 버려진 공장 안을 개성 있는 콘텐츠로 채우는 예술가와 기획자들이 나타난 것. 이들 덕에 현재 연무장길 일대는 기존의 낡은 공장들과, 낡은 자리를 새로운 감각과 특색으로 꾸려낸 공간들이 뒤섞여있다.


01

FLATFORM

연무장길 안쪽 골목에 숨은 ‘플랫폼’은 수제화를 직접 신어보고 주문할 수 있는 쇼룸 겸 카페다. 성수동에서 활동하는 젊은 디자이너들이 직접 커피를 내리며, 쇼룸에는 이들이 제작하는 구두와 단화 등의 수제화가 전시돼 있다. 시선을 확 잡아끄는 핑크색 문과 인테리어, 뛰어난 자연 채광이 돋보이는 이곳은 공간 자체의 매력 때문에라도 찾고 싶은 곳이다. 

Curator's Tip

볕이 잘 드는 유리 천장을 통해 밤에는 달이 뜬 하늘도 볼 수 있다. 아늑함을 원한다면 커피바 왼편에 숨겨진 비밀의 공간을 놓치지 말 것.

* 운영시간 : 매일 10:00~22:00
* 상세주소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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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or.er.

성수동을 '핫플레이스'로 견인한 일등 공신 '자그마치'의 두 번째 공간 ‘오르에르’는 다양한 사람이 모여 이야기와 영감을 나누는 집합소를 지향한다. 자그마한 가죽 공장 세 곳과 구두 공장이 있던 건물을 리모델링한 공간 1층은 카페, 2층은 전시와 세미나를 위한 라운지 공간으로 쓰인다. 3층은 자그마치의 사무실 겸 디자인 굿즈숍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Curator's Tip

오르에르는 앞면이 상가, 뒷면은 주택인 독특한 구조다. 특히 가장 매력적인 공간은 뒷편 안쪽의 정원이니 꼭 둘러보자.

* 운영시간 : 매일 11:00~22:00
* 상세주소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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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

안전가옥

‘모든 이야기의 안식처’를 표방하는 ‘안전가옥’은 지난가을에 문을 연 장르문학 커뮤니티 공간이다. 자동차 정비 공장과 공업사로 사용되던 건물 두 채를 개조했다. 단층 건물은 누구나 장르 문학 도서를 읽고 차를 마실 수 있는 라이브러리로, 3층 건물의 2, 3층은 창작자 전용 스튜디오로 운영된다. 스튜디오는 멤버십 제로 운영되며, 멤버십 창작자들은 서로 커뮤니티를 형성할 수 있다.

Curator's Tip 

양질의 이메일 뉴스레터를 제공한다. 사전에 뉴스레터를 구독해 보고 방문한다면 안전가옥을 더 깊이 이해하고 즐길 수 있을지도. 

* 운영시간 : 화-토 11:00~23:00

* 상세주소 : 서울시 성동구 연무장길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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