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동네 큐레이션

도시를 건축으로 다시 보다

아티스트 정연석

<궁동산에서 바라본 연희동 풍경> 39 x 24cm pen and watercolor on paper 2017

오늘날 현대인 대부분은 도시에 산다. 한국 전체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사는 시대이니 대부분이라고 말해도 무리가 없다. 말인즉 우리의 하루하루는 필연적으로 도시와 건축물 속에서 흘러간다는 것. 정연석은 우리 일상을 이루는 도시의 구조, 그 가운데서도 건축물을 중심으로 한 풍경을 '펜드로잉 하는 건축가'다. '도시 유목민'임을 자처하는 그는 도시 이면에 숨어있는 공간과 시간을 찾아 펜 끝에 얹는다. 건축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이며 곧 도시 여행자인 정연석. 그의 작품 세계로 떠나보자.


01

연희상가아파트

<연희상가아파트> 38 x 22cm pen and watercolor on paper 2017

정연석은 대상으로부터 받은 인상을 짧은 시간 내에 압축적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한다. 대상을 정밀히 묘사하는 일보다 그것을 오래 바라보고 그리는 행위 자체가 주는 감동이 중요하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작가는 펜드로잉이 끝나면 수채 물감이나 포토샵으로 작업을 완료한다. 각 풍경의 스토리까지 덧입혀져 한결 섬세해진 그의 펜드로잉은 보는 이로 하여금 낯선 공간들조차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지내온 동네처럼 느껴지도록 만든다.

02

화분이 있는 집

<화분이 있는 집> 38 x 26cm pen and watercolor on paper 2017

정연석은 늘 카메라와 스케치북을 청진기 삼아 도시의 숨소리를 듣기 위해 노력한다. '타인의 도시'가 아닌 '나의 도시'에서 살기 위함이다. 그의 이러한 신념은 도시의 일상 풍경과 건축물을 170여 점의 드로잉으로 기록한 그의 책 <기억이 머무는 풍경> 서문에서 더욱 명확히 드러난다.  

“우리에게는 모두 각자 삶의 영역이 되는 도시의 모습이 있다. 하지만 몇 년을 살면서도 내가 사는 동네가 어떤 모습인지, 무슨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런 식으로는 평생 타인의 도시에서 살 수밖에 없다. 먹고사는 일에 모든 것이 블랙홀처럼 빨려 들어가는 세상일지라도 잠시 속도를 늦추고 천천히 주변을 돌아보았으면 한다. 타인의 도시가 아닌 나의 도시에서 살기 위해서.” 
–  <기억이 머무는 풍경> 서문 中 


03

연희동 굴다리

<연희동 굴다리> 40 x 23cm pen and watercolor on paper 2017

정연석은 부산에서 건축을 공부했다. 90년대 후반 상경해 현재까지 건축가로 사는 그의 취미는 '도시 관찰'이다.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일상적 장소조차 유심히 들여다봐야 직성이 풀린다는 작가는 도시 곳곳을 걷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삶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도시 풍경을 드로잉 한다. 도면이 아닌 일러스트를 그리는 건축가라는 점이 자못 생경하게 다가오지만, 관찰자라는 측면에서 볼 때 사실 둘은 크게 다르지 않다. 건축가 역시 결국 사람 간 관계와 시간의 흔적을 중시한다.

정연석의 블로그에서는 건축가의 시선에서 담은 다양한 도시 풍경 스케치 및 그가 연재하는 매거진 업데이트 소식도 확인할 수 있다. 정연석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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